세상을 떠난 배우자와 함께 보낸 시간을 기억하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즉 배우자가 더 이상 곁에 없다는 아쉬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온 삶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보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노인들도 상실감에 우울증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심리 치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융에 따르면 인간은 소위 개성화 과정을 통해 죽을 때까지 성숙할 수 있다. 이는 융의 심리 치료에서 공통된 의견이다.
개성화 과정은 우리 인간이 자신을 점점 더 많이 발견하고,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깨닫는 평생의 발달 과정이다. 개성화 과정은 우울증 치료에서도 매우 중요하며, 본래의 자아가 지닌 중요한 인성 요인들을 발전시켜 우울증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노인들이 스스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슬퍼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이들이 더 이상 세상을 향해 더듬이를 펼치지 않고 외로움을 느낄 때,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후 자신도 마치 ’함께 죽는 것‘처럼 느끼고 삶과 죽음의 중간 어디쯤 살면서 ’살아있는‘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포기했을 때다.
노인들, 특히 나이가 아주 많은 고령자는 상실에 대한 슬픔에 잦아 들면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 이미 여럿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 그리고 인지 및 감정 기능이 퇴화하여 더이상 ’예전 같지 않은‘ 노인들도 많다는 사실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무력감과 두려움을 유발하고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정서적 외로움은 유대감과는 반대 개념인, 버림받았다는 느낌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정서적 외로움을 경험하는 또 다른 이유는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것‘을 경험한 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히 젊은 노인들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다소 놀라며 “나의 세계관,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들이 이제는 한물갔어”라고 말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러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면 견디기가 쉬워진다. 고령자들은 정서적, 사회적 외로움에 대해 자주 하소연하는 반면, 젊은 사람들과 인맥을 쌓아 놓은 사람들은 이러한 불평이 덜하다.
노년층은 젊은 사람들과의 이러한 인맥을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비슷한 삶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던 동년배와의 관계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한편 살아오면서 혼자 잘 지내고 자신만의 세계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익힌 사람은 조금 더 수월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의 고무적인 상호 작용과 대화가 부족하며 정서적, 신체적 접촉이 부족하다고 느낀다.